첫 미국, 잘 살고 있어요

27살인 내가 제대로 된 연애를 못 했던 이유

happybaking 2022. 1. 5. 09:5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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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 거리를 걷다가 무심히 스쳐지나가는 연인들을 보며 '아, 좋을 떄다'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보며 자연스레 미소를 지을 때가 있었다. 그러다 문득, 나의 20대 초 중반에 제대로 된 사랑을 못했다고 생각이 들었다.

 

 20대 초 나이라는 깡패로 세상에 나왔을 땐, 상상이상으로 좀 잔인했다.

나는 여러가지 알바를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했었는데 진짜 진상들은 어리고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더 쉽게 화를 표출하고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. 지금 돌아보면 그 때의 나도 참 어렸는데 30대 40대 되는 남자분들이 본인에게 조금이라도 손해를 입힌다하면 옆 테이블 다 들리게 소리를 지르고 그 상황에서 사장도 나를 탓할 뿐 나를 지켜줄 사람은 없었다. 거듭된 사과에도 일정의 보상금을 받겠다는 태도로 앉아있으면 그 때의 나는 온 세상이 부정당한 듯 하염없이 속으로 울기를 거듭하면서 나의 진짜 속마음을 숨기기 시작했다.

 

아, 이 상황에서의 나의 말은 좋지 않겠구나 라는 상황판단이 생긴 것은 좋았지만

그 것을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했던 거 같다.

 

 부모님께 말을 할 때도 내 감정에 대한 것은 숨기고 괜찮으려 했던 것 같고, 친구에게도, 새로운 사랑에 대해서도 그

사회적인 나의 모습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.

 

그 어떤 사람도 나를 봤을 때, '와 성격이 착하다, 누구와도 잘 어울린다'라는 말은 들었지만 그러한 말들은 속에서 꺼내지 못한 나의 속마음들이 만들어낸 겉모습이라는 생각을 지금 하고 있다. 나는 지금 어떤 사람에 대한 뒷담같은 게 아니라(이건 정말 하는 게 아니다) 사회성으로 포장된 나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.

 

내가 연애를 시작하기에 앞서 항상 썸을 탔을 때를 생각해보면 난 그 동안 누구를 만나와도 진심이 아니었었다.

누구를 좋아하고 이런 게 아니라 그 사람 앞에서 설레고 긴장하고 내 진심을 표현하지 않았었다.

이상형은 누구인지, 어떤 모습에 호감을 느끼고 실망을 하고, 어떠한 연인이 서로 되었으면 좋겠냐는 간단한 질문 조차 스스로에게 이 이야기는 하면 안돼, 표현을 하면 상대방이 질려하고 떠나가지 않을까라는 낮은 자존감은 새로운 연애의 시작을 막고 그 문제를 자각하지 못했었다. 지금 생각하면 '그게 왜? 연인이 되기 전 사람에게 서로 알아가는 단계는 당연한 거 아니야?'라고 생각이 들지만 나의 20대 초 중반의 연애는 그 간단한 생각조차 상대가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미리 단정지어 이 사람은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야, 라고 결론을 내리고 말았던 것 같다. 밀당도 하는, 그런 나의 모습이 더 매력이 없다는 걸 몰랐던 거지.

 

내가 나를 보여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상대방이 나에게 맞는 사람인지, 어떻게 나를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걸까?

표현이란 걸 하지 않으며 알아주길 바랬고, 나에게 더 표현을 해 주었으면 하길 바랬던 것 같다. 

 

내가 요즘 연애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, 저렇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거구나, 그런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되는 구나. 나는 그 동안에 연애를 하면서 나의 연애, 나의 감정, 나의 표현을 안 했던 거구나, 라고 되돌아 보게 되었다. 정말 충분히 표현을 했을 때에도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한다면, 그 때 후련하게 보내주면 되는 구나, 하고 생각했다.

 

친구 중에 남자를 끊임없이 만나는 친구가 있는 데 그 친구가 그러더라.

'난 항상 초반에 시큰둥하다가 점점 좋아져서 감정 표현을 더 잘해주는데 사실 그게 을의 연애이고 지는 느낌이었다.

근데 아니야. 내가 최선을 다 한 연애는 끝나고 미련이 없고, 항상 받기만 하고 잘 대해 주었던 전 연인에게는 이별 후엔 내가 철저히 을이 되더라' 그 말을 들었을 때도 난 상대방에게 계속 매달리는 친구를 보며 말렸는데 사실 그 친구가 맞았다. 내가 어린거였어.

 

 27살인 내가 남자를 새로 만나기엔 늦어버리거나 허들을 높이진 않았을까, 진정한 사랑을 한 적이 없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지금이지만, 나의 잘못 생각한 점도 깨닫고 점점 느끼고 있으니 다시 시도해 봐야겠다. 소개팅을 가고, 내 마음을 온전히 표현하고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걸 먼저 보여주면, 상대도 내 진심을 알고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하는 날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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