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다.
무엇을 알아가냐고? 일생동안 빠질 수 없는 것이며 죽을 때까지 동반해야 되는 것. 바로 나 자신에 대해서이다.
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점점 더 성숙해지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나에겐 재미있는 일상이다.
어찌보면 항상 내게 어려운 일만 오는 것 같고, 그 힘듦이 지나고 나면 더 큰 어려움과 힘듦이 '짜잔!' 하고 나타난다.
만약 그 힘듦에 형태가 있다면 왜 나에게 오면서 날 이렇게 힘들게 만드냐고 샌드백 마냥 후려칠 수 있었을 텐데..
나에게 문득 찾아온 감정은 우울이었다.
어떤 일을 해도 의욕이 안나고 삶의 재미가 없었다.
그렇다고 사람들을 만난다고 우울감이 없어지진 않았다. 만났을 때는 누구보다 그 우울감이 내비치지 않게 꼼꼼 싸멘다음 재밌게 놀고 다시 혼자가 되었을 때에는 미쳐 감춰지지 않은 우울감을 마주할 때면 너무도 쉽게 눈물이 나왔다.
처음이었다.
사소한 우울은 일상에도 있었지만 금방 괜찮아졌는데 처음으로 내 감정이 버거워지기 시작했다.
일이 끝나고 나면 마치 내 소명이 끝난 것 마냥 집에서 자기 바빴고, 밥을 먹어도 끼니를 때운다라는 느낌밖에 없었다.
몰랐었다.
어떻게 이렇게 커다란 우울감을 다뤄야할지, 그냥 시간이 해결해 줄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사이, 하루, 일주일, 한달, 두 달이 다 되어가서는 감정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날 점점 구석으로 내몰았다.
'아, 이러면 더이상 안되겠다'
라고 번뜩 생각이 들곤 일기장에 내 모든 감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. 슬프다, 우울하다, 보고싶다, 난 왜 이럴까, 나만 이러는 건 아닐까라는 자책까지 가고 나서야 내 감정이 이성적으로 보여지기 시작했다. 최대한 담담하게 받아들었다.
사람들은 가끔 자신의 감정을 잘못 판단하거나 섣불리 해결하려고 하지만 정작 본인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. 인정. 이 단어가 좋은 것 같다. 내가 못난 부분이 있더라도 그 못난 부분을 가진 나를 받아주는 것. 그 자체를 보는 것. 쉽지 않다. 두렵기 때문 아닐까. 내가 내 감정에 솔직하다는 것, 사소하더라도 나를 하나씩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. 울어도 괜찮다.
난 그렇게 나의 큰 우울을 받아들였다. 억지로 이겨낼 생각도 없었고 아둥바둥하지도 않았다. 우울은 우울 그대로 두고, 대신 하루를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나갔다.
내가 무엇을 좋아하지?
아, 난 산책하는 거 좋아해. 음악듣는 것도. 그럼 오늘은 저녁에 산책할 때 노래들어야겠다.
아, 난 방에서 노래를 틀고 내 흥을 주체못하고 막춤추는 것도 재밌어. 그럼 오늘은 그렇게 해 봐야지.
아, 난 무언가를 집중할 때 내 머리 속을 어지럽게하는 생각이 없어져서 좀 나은 듯, 그럼 집중할 무언가를 찾으면 되겠다.
이렇게 단순하게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루하루 채우다보면 그 감정이 완전히 사라질지는 모르지만 내 감정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되더라.
우울할 때마다 사람을 만나 풀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. 물론 그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 옆의 사람이 없을 경우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? 그 친구들이 본인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게 아니기에 본인의 감정을 어떻게 조절해야 될지 스스로 배울려고 하는 게 좋다. 그렇게 해서 본인이 어떻게 하면 본인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방법이 생기는지 안다면, 다음 큰 감정의 불안에도 좀 더 쉽게 해결이 되지 않을까? 혹시 이 글을 읽는 분이 있다면 본인은 어떤 것을 해야 기분이 좋은 지, 본인이 좋아하는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댓글로 달아주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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